[청산도여행] 청산도 무박+트래킹=죽음

2017.04.29. ~ 2017.04.30. 

청산도 무박2일 

CHEONGSAN ISLAND 

 

난 등산을 싫어한다.

등산이고 트래킹이고 싫어한다.

 

엄마는 등산을 좋아한다.

등산도 트래킹도 좋아한다.

 

작년 봄, 엄마가 청산도를 가고싶다고 했다.

유채꽃이 활짝 펴서 지금 가면 아주 좋을거라고 했다.

금요일 밤 11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서 무박2일로 토요일 저녁에 돌아오자고 했다.

등산은 싫었지만 청산도는 가보고싶어서 오케이를 외쳤다.

 

그것은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밤 11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새벽 4시 쯤 완도에 도착했다.

5시간동안 우등버스도 아니고 일반버스를 타고 꼼짝없이 앉아있었더니 허리랑 목이랑 그냥 꺾일수 있는 곳은 다 아팠다.

엄마는 너무 설레는지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그런 나를 달랬다.

참고로 나는 엄마보다 1.5배에서 2배정도 덩치가 크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다. 혹시나 해서 말인데 엄마가 작은거임

 

엄마는 뭐라도 먹어야하지 않겠냐며 나를 식당으로 데려갔다.

전복죽이었나? 무슨 죽을 하나 시켰는데 입맛이 없어서 다 남겼다.

맛있었는데 속에서 안 받아서 슬펐다.

사실 비싼거 남겨서 슬펐던거다.

 

늦은 시간이라고 해야할지 이른시간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그 시간에도 선착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벌써부터 배 탈 생각에 멀미가 났는데 사람까지 많으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엄마가 멀미약을 사다줘서 먹었다.

 

 

도착했을때는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날이 밝으면서 주변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6시인가 7시쯤에 배를 탔다.

엄마가 안에 들어가서 앉자고 자리를 맡았는데 멀미가 나서 도저히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약을 먹었는데도 말을 안들었다.

 

배를 타고 얼마나 갔는지 기억이 안난다. 한참 간 것 같다. 40분정도?

멀미 때문에 고생하면서 가서 사진도 하나도 못 찍었다.

청산도에는 이미 등산객이 엄청 많았다.

사람들 올라가는 방향 보고 대충 따라서 올라갔다.

 

 

 

 

 

이 날 미세먼지도 있고 안개도 있어서 날이 살짝 흐렸다.

멀리까지 다 보이진 않았지만 청산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사진으로 봐도 예쁘긴 한데 실제로 보면 그 느낌이 다르다.

이 맛에 등산하는구나 싶었다.

 

총 4시간정도 트래킹했는데 엄마랑 시시콜콜한 얘기 하면서 천천히 올라가다보니까 시간도 금방갔다.

돗자리도 가져가서 나무그늘 아래서 누워서 잠깐 쉬고, 집에서 쪄 온 옥수수도 먹고, 편의점에서 산 과자도 먹고 완전 힐링이었다.

 

 

이건 코스의 마지막 부분에서 발견한 유채꽃밭.

 

 

하늘에 까만거 뭐지 새인가? 모니터에 뭐 붙은 줄 알았다.

 

참 특이한게 항구에는 사람이 엄청 많은데 트래킹하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

사람 만난게 손에 꼽힐 정도였다.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우리 길 잃은거 아니냐고 호들갑 떨고 난리였다.

 

청산도는 나중에 기회되면 한 번 더 가고싶긴 한데, 그 때는 1박2일로 일정을 잡아야 할 것 같다.

무박 트래킹은 진짜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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